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야설] 러브호텔 8

여덟째 이야기: 일본에서 생긴일

K씨에게 있어서 이번은 세 번째의 일본행이었다. 부산에 본부를 둔 무역회사 입사 후 줄곧 국내부의 영업관리 일만 맡아 오다가 해외판촉부의 직원
하나가 사표를 내면서 그리로 자리를 옮긴 것이 벌써 몇 달 전이었다. 새로 옮긴 부서는 부서의 특성상 유독 해외 출장이 많았지만 K씨는 그 일이
여간 즐겁고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부서의 직원 다섯명이 함께 동경의 모 회사와 제품 수출계약을 맺기 위해 부산에서 비행기로 날아왔던 이번 출장도
K씨의 주도적 활동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되었다. 그래서인지 짠돌이로 소문난 부장이 모처럼 술을 사는 바람에 3차까지 동경의 뒷골목을
누비던 일행은 자정이 되어서야 숙소인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상품 홍보도우미 역할 차 따라온 여직원 셋이 일찌감치 방으로 올라간 뒤에도
K씨는 부장과 함께 호텔 빠에서 두시까지 술잔을 기울인 뒤에라야 자신의 객실로 올라왔다. 워낙에 술꾼이기도 한 그였지만 오늘의 계약이 생각할수록
흡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4차까지 술을 퍼지게 마셨으니 어지간히 취할 법도 한데 K씨의 뇌리 속엔 갑자기
딴 생각이 떠올라 좀처럼 잠을 이루질 못했다. 첫째는 술을 먹은 것이 화근이었고 둘째는 술만 먹으면 이상하리 만치 여자 생각이 간절해지는 K씨의
여성 편력이 화근이었다. 잠을 청하려 별의별 노력을 다 기울이던 그는 마침내 결심을 한 듯 전화기를 들고 벨 데스크로 전화를 걸어 벨맨을 오게
했다.
"이거... 혼자 자려니까 영 잠이 오지 않아서 말이야. 얼마면 되겠나?"
일본의 일부 호텔에선 늘씬한 콜걸들이 있더라는 얘기는 언제인가 잡지의 한켠에서 읽은 터였다. K씨는 태연하게 능숙한 일본어로 물었으나 술기운으로
인해 이미 혀는 꼬부라지고 있었다.
"아, 그러시겠어요. 감사합니다."
스물 두어 살쯤 되었을까. 검정 나비 넥타이를 산뜻하게 걸친 보이는 먼저 허리를 굽혀 감사의 표시부터 했다. 그리고는 의미 있는 웃음을 입가에
흘리며 K씨를 쳐다보았다.
"그러면 그전에 손님께서 돈을 내고 하실건지 돈을 받고 하실건지 결정을 해 주셔야지요?"
보이의 말에 의아해진 K씨가 물었다.
"아니 이봐! 내가 여자를 부르는데 돈을 지불해야 하거늘 오히려 돈을 받고 할 수도 있단 말인가?"
"그럼요. 손님은 단지 선택만 해 주시면 됩니다."
"아가씨가 틀린가. 아니면 서비스가...."
"아니요. 다 똑같습니다. 전혀 다를 것이 없읍죠."
술기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이 너무 촌스럽게 보이지나 않을까 걱정해서 였을까. K씨가 거기서 더 이상 묻지 않은 것이 결정적 화근이었다.
"뭐가 그리 복잡해. 아무렇게나 불러 주면 되지. 이왕이면 내 돈을 받고 하겠네."
"아이고 이런... 고맙습니다 사장님."
K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보이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보이는 어찌된 영문인지 진심으로 그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잠시 후 다시 돌아온 보이는
서비스라며 맥주 두병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지갑을 열어 이만엔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K씨에게 내밀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이상한 제도도 다 있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는 그 중의 반을 도리어 보이에게 팁으로 찔러 주고 침대 위로 벌렁 나자빠졌다. 술이 오르는지 천장에 매달린 형광등이 두개
세개로 왔다 갔다 했지만 분명 꿈은 아니었다. 손님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고 오히려 돈까지 주다니... 참으로 아리송한 일이었지만 그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회사를 대표한 수출 계약도 무사히 마쳤고 어쩐지 자신에게는 행운이 따라 다니는 느낌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K씨가 두대 째의 담배를 태웠을 무렵 정말로 잡지책에서만 보았을 법한 절세의 아가씨 하나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채 스무 살도 넘지
않았을 법한 애띤 얼굴에 조각처럼 빚어진 몸매. 허리까지 길게 넘실거리는 생머리의 향취에 K씨는 금방 숨이 막힐 듯했다.
'제길. 내가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게로구나.. 꿈이라면 제발 깨지 말아 다오. 현실이라면 아... 이대로 죽어도 좋다....'
K씨는 다리를 꼬집어보았지만 어디까지나 틀림없는 현실이었다. 순간 씽긋 웃어 보이던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침대로 다가와 K씨의 머리맡에 걸터앉았다.
"자... 그러면 우리 화끈하게 한번 시작해 볼까요?"
"아.... ...."
K씨는 숨이 막혀서 대답을 못하고 더듬거렸다. 그러면서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입고 있던 빨간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곧이어 터질 듯한 안의
내용물이 어렴풋이 K씨의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흥분이 극에 달한 K씨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스탠드의 조명을 붉은 색으로 바꾸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몸 위로
몸을 날렸다. 그때 갑자기 밑에 깔렸던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나즉이 속삭였다.
"저.. 우리 화끈하게 불을 켜 놓고 하면 안될까요. 전 어두우면 무서워서 흥분이 잘 안되거든요."
"그래, 그거 좋지...."
K씨가 환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다시 일어나 방안의 조명을 환하게 밝히고는 다시금 침대로 파고들었다.
자. 그 다음에 그날 그 방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는 독자 여러분들 각자의 상상과 소중한 경험(?)에 맡기겠다. 혹은 더러는 일단의 잠 못
이루는 어린이들이 글을 읽고 행여나 못된 짓을 저지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글쓴이의 그 방면의 무지(?) 때문이라고 그렇게 치부해
버리기로 하자. 글의 전개상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 밤, K씨는 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맛보는 황홀한 경험을 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언젠가 보았던 일본식 포르노의 그 행위들과 거의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그 묘령의 여인은 정렬적이었다. 대강 그렇다고 해두고
그 밤의 이야기는 접어 두기로 하자.
그 후, 그들은 모두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고 모두 직장에 복귀하여 예전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던 K씨가 동료들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것은 그로부터 약 삼사일 후의 일이었다. 주로 여직원들에게서부터 이상한 수군거림이 시작되더니 순식간에 온 회사 안으로 번져 가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무슨 말인가를 하다가도 K씨만 나타나면 일제히 말을 멈추었다가 그가 사라진다 싶으면 기다렸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그렇다고 내놓고 이유를 물어 볼 것도 못 돼 고개를 기우뚱거리던 그에게 며칠 전 일본 출장을 같이 갔던 부장이 퇴근 무렵 그를 지하 커피숍으로
불러내었다.
"아니, 이봐! 자네 어쩌자고 그런 실수를 했어?"
"실수.... 라니요?"
직감적으로 일이 잘못 되었음을 느낀 K씨는 부장의 얼굴만 근심스럽게 쳐다보았다.
"아니... 이 사람. 그럼 여태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 ..."
"그날 자네 혹시 호텔에서 아가씨를 부르지 않았나?"
"예... 그.. 그게 뭐가 잘못 되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예이... 이 사람아... 잘못돼도 크게 잘못 되었지. 혹시 보이에게 돈을 받지는 않았나?"
"예... 조금..."
"이런.. 그게 무슨 돈인지도 모르고..."
"아-니-그-럼"
"그래, 그건 일종의 출연비야. 포르노 출연비. 그 호텔 방에는 특수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손님이 아가씨를 부를 때 돈을 내면 그냥 아가씨를
불러 주지만 돈을 받겠다고 하면 여자를 들여보낸 후 그 정사장면을 즉석에서 찍어서 전 호텔 방으로 생중계를 해 주는 곳이지. 나야 피곤해서 그냥
잠을 자느라 몰랐지만 여직원들이 우연히 그걸 보고 말았나 보네. 아침까지 녹화를 해서 틀어 주었다고 하더군. 젠장 그러기에 몸조심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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