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야설] 러브호텔 13

열세번째 이야기 : 어느 상경 소녀의 이야기

연이어 터지는 재벌 그룹들의 부도와 수출둔화, 경제 사정의 악화는 서비스 업계에도 여지없이 그 영향을 미쳤다. 모텔 불야성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루에도 몇 바퀴씩 돌리던 객실이 이제는 손님이 차지 않는 날이 더 많을 정도로 썰렁해졌다.
"큰일이군. 손님이 줄어서..."
짠돌이 사장은 종업원들을 모아 놓고 혀를 끌끌 차며 이번 달부터 월급을 20% 삭감한다는 발표를 했다.
"젠장, 당장 이 짓을 때려 치든지 해야지. 더러워서..."
성일은 모처럼 끊었던 담배에 다시 불을 붙이며 투덜거렸다. 정치권의 몇몇 놈들이 저지른 대형 비리의 불똥이 이렇게 하급 서민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한 일이다. 정말 생각할수록 열받는 일이었다.
일요일 하오의 여관은 절집처럼 한산했다. 술집이나 유흥가가 많은 도심의 여관일수록 일요일엔 손님이 뜸한 편이었다. 일요일엔 사장도 일찌감치
집으로 들어가는 편이어서 성일은 꾸벅 꾸벅 졸면서 프런트를 지키고 있었다. 이런 날은 가뭄에 콩나듯 들어서서 단잠을 깨우는 손님들이 오히려
귀찮은 존재 였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유미가 모텔의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은 세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유니폼을 아무렇게나 구긴 채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서 눈을 감고 있던
성일은 본능적으로 눈을 떴다.
"어서 오세요."
잠결이라 목이 잠겼던 성일은 재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저... 손님이 아니구요..."
어색한 동작으로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한마디 질문을 던져 놓고 성일은 직업적으로 재빠르게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살폈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나이는 한 스물 두어살쯤 되었을까. 얼굴은 제법 반반한 편이었으나 긴
머리는 싸구려 플라스틱 핀으로 등 뒤로 넘겨져 고정되어 있었고 검정색 청바지에 오렌지색 마이의 균형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함을 풍기고 있었다.
옆구리에는 옷이 들었는지 제법 큼직한 가방 하나가 끌리듯 들려 있었다.
"저어.. 드릴 말씀이 있거든요."
한참 만에야 결심한 듯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성일에게 말했다.
"네, 듣고 있으니 말씀을 해 보세요."
조선족 교포 같기도 했으나 억양을 들어보니 충청도 사투리 냄새가 묻어 있었다. 잔뜩 호기심이 인 성일은 프런트 데스크 옆에 마련된 소파에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앉히고는 재차 물었다.
"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싶거든요."
"일을? 무슨 일을요?"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뜻밖의 말에 성일은 의아한 생각이 들어 다시 물었다.
"저.. 이곳에서 밤에 남자들이 오면 손님을 받고 싶어요.. 괜찮으시다면..."
"옛?..."
성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얼굴도 반반하고 나이도 아직 어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입에서 이게 웬 날벼락 같은 말인가.
"다시 말씀을 해 보세요.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안 가는군요."
"예.. 친구가 그러는데..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다고 해서요..."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말인즉, 옛날에 고등학교때 친구 중에 가출해서 서울로 간 친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친구는 당시 호텔이나 모텔 등지를 돌며 콜걸 생활을
했었는데 돈을 많이 번다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에게 자랑을 한 모양이었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골 소읍에서 한두해 점원 생활을 하다가 돈이 모아지지
않아서 무작정 서울로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향에 남겨진 늙은 부모들과 어린 동생들을 동정하듯 내 비췄다.
"아니 그런데 아가씨가 어떻게 겁도 없이 그런 일을 선뜻 하려고 합니까?"
"일이 어떤 일인지는 친구에게 들어서 대강은 알고 있어요. 저희 부모는 늦게 만나셔서 세 남매를 낳으셨는데 몇해 전부터 아버지가 병으로 쓰러
지져서 집안 꼴이 말이 아닙니다. 얼마간 점원 노릇을 했지만 그것으로 두 동생들과 아버지 약값을 치르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지요. 저도 이일이
나쁜 일이란 건 알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사정은 딱하지만 꼭 그런 일 아니어도 다 살아갈 방도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모텔이나 여관에서 몸을 팔 수는 없어요. 친구가 과거에 그런
일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다 없어졌지요. 못 믿겠다면 친구에게 연락을 해 보세요."
"작년부터 연락이 끊겼어요. 그러니까 저도 무작정 이리로 찾아왔지요."
"그러지 말고 잘 생각을 해 봅시다. 지금의 섣부른 판단이 이다음 엄청난 후회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본래 그 세계가 한번 발을 들이밀면
여간해서 빠져 나오기가 어렵거든요. 돈을 많이 번다고요. 그건 극히 일부분의 일이에요. 금방 몸을 망치기 일수고 번 돈도 쉽게 써 버리거든요."

가뜩이나 남을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 판치는 세상에 성일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그래도 자기에게 걸려든 것이 매우 대행이란 생각을 했다. 비록 모텔의 벨
보이 생활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에게는 최소한의 양심이 살아 있었던 것이다. 서울이 멋모르고 순진한 처녀 하나 버리기에 얼마나 쉬운 동네였던가.
"이봐요 아가씨. 다시는 그런 생각 갖지 마세요.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정말 모르시는군요. 밖에 나가서 그런 얘기 잘못 꺼내면 어떻게 되는지
압니까. 돈 많이 준다고 꼬여서 일본이나 홍콩으로 순진한 처녀들 팔아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요. 그런 곳으로 잘못 발 들여놓으면 인생
끝장입니다."
일이 끝난 저녁, 성일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근처의 식당으로 데려가 식사까지 대접하며 회유의 말을 계속했다. 성일의 설득이 효과가 있었는지 한참 만에야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성일의 말을 듣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텔 불야성에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재운 성일은 다음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선배가 일하는 레스토랑으로 데려가 취직을 시켜
주었다.
"숙식이 되니까 참고 일하세요. 서울은 그런 대로 임금이 지방보다는 낳을 겁니다. 시간외 근무를 하면 월급이 꽤 되구요. 또 선배가 있으니까 잘
보살펴 주실 거고...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을 하세요."
"고맙습니다."
빨간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현관가지 성일을 배웅하며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고맙기는요. 직업이 그렇다보니 순진한 아가씨들이 한순간의 잘못으로 잘못되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저는 최소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성일의 흡족한 기분은 보름을 넘기지 못하고 무참히 깨어졌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유미를 소개시켜주었던 레스토랑의 지배인인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던
것이다.
"야, 어떻게 된 거야?"
"예. 뭐가 잘못되기라도..."
"임마. 사람을 소개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그애 일주일째 연락도 없이 결근이다. 짐도 다 가지고 갔어."
선배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무슨 애가 그래? 그만 두려면 당당하게 말을 하던가. 슬쩍 결근을 하면 일은 누가 하냐구?"
세상은 온통 씁쓸한 일 뿐이었다. 성일는 무엇보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에게 정성을 기울였던 터라 마음이 아팠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몸을 팔고 싶다고
겁없이 모텔 문을 밀치고 들어서던 당돌함으로 또 어딘가의 문을 두드렸으리라. 그렇게 쓸쓸한 기억으로 성일의 뇌리 속에서 유미의 이야기는
잊혀져갔다.
그러던 한달 후,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성일은 무슨 우연인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다시 만났다. 친구네 집엘 갔다가 돌아오던 저녁 길 신림역 부근이었다.
내리는 비를 피해 잠시 근처의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그는 마침 출근을 위해서 현관으로 들어서는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보았던 것이다. 새련된 머리 모양이며 짖은
화장, 짧은 미니스커트의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한달 전보다는 몰라보게 변해 있었지만 유미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틀림없었다. 놀란 성일이 뭐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성일을 알아본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는 고개를 숙인 채 종종걸음으로 지하로 달려 내려갔다. 비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성일은 무표정하게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사라진 지하의
현관 입구에 쓰여진 간판을 바라보았다.
[파라다이스 룸. 비지니스 클럽] 예약 환영.
삼삼 오오 저녁 출근을 하는 젊은 아가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섰던 성일은 쓸쓸히 빗속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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