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야설] 러브호텔 15

열다섯번째이야기 : 新 씨받이

남자는 연속으로 줄담배를 피워 댔다. 자신의 부인이 모텔의 남자 종업원과 함께 방으로 들어 간 후 삼십분 남짓한 시간을 연속해서 줄곧 담배만
잡고 있었다. 그 이상한 남자와 여자가 모텔 불야성의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은 오후 두 시가 좀 넘은 시각, 비교적 손님이 뜸한 한가한
시간이었다. 남자는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에 비교적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 입고 있었고 여인은 서른 초반의 나이에 비교적 미인형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다른 여느 손님들과 다른 이상했던 점은 둘 다 얼굴 표정이 굳어 있었다는 점이며 특히 남자의 표정은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별
이상한 부부도 다 있구나' 생각을 하며 그들을 객실로 안내를 하고 내려온 미스터 조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거야?"
그런 미스터 조의 표정을 보고 프런트를 지키던 성일이 한마디를 던졌다.
"글쎄요. 좋은 일 하러 왔으면서 두 사람이 왜 그렇게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혹시 쫓기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그런지도 모르지. 잘 지켜보라구. 요즘 어디 이상한 사람들이 한둘이어야지..."
그러나 두 사람의 의문은 잠시 후에 풀렸다. 객실에 부인을 남겨 둔 남자가 성급히 프런트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다짜고짜 성일을 붙들고
조용히 할 얘기가 있노라고 했다. 남자의 표정이 워낙 진지했던 터라 성일은 잠시 프런트를 비우고 남자와 함께 빈 객실로 들어갔다.
"부탁이 있네."
방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사내는 담배를 꺼내 들며 말했다.
"무슨?..."
"먼저 이유는 묻지 말고 이 일을 절대 비밀로 해주겠다는 약속을 해 주게."
사내가 초조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이마에는 연신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럼요. 걱정하지 마시고 무슨 일인지 자초지종을 말씀해 주시죠?"
"듣기에 따라서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와 같이 들어와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인은 실은 내 부인이라네. 하긴 이런 곳에 부인과
함께 오는 것이 요즘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유는 묻지 말아 주고, 지금 내 부인의 방에 남자 하나만 넣어 줄 수 없겠나? 이왕이면
잘생기고 건장한 청년으로 말이야."
"네엣??"
사내의 이야기를 들고 성일은 깜짝 놀랐다. 자기 부인에게 다른 남자를 넣어서 대낮에 정사를 벌이게 하다니... 성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니, 이보세요 손님? 그게 무슨 말씀이 신지 이해가 안 가는군요. 혹시 농담을 하시는 건 아닌지..."
"아니, 농담이 아니라네. 내가 비정상이거나 미친 것도 아니고 사이코나 변태는 더 더욱 아니지. 거기에는 정말 말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네. 나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니 이유는 묻지 말아 주게."
"그러시면서 굳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어때 가능하겠나?"
남자를 불러 준다는 것이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성일로서는 참으로 호기심이 이는 일이었다.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밖으로 나온
성일은 미스터 조를 불러 자세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그런 이상한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그러기에 말이야. 가정은 두 가지를 해볼 수가 있겠는데.."
"두 가지요?"
"그렇지. 남자가 아기를 가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든지 아니면 남자가 바람을 피워서 부인이 이런 식으로 복수와 용서를 하려는 그 두 가지
말이야."
"일리가 있긴 한데 두 번째는 그렇다 치고 남의 정자를 사서 하는 인공 수정이야 병원에서도 할 수 있는 일 아닙니까?"
"그렇기도 하지만 병원에서 그러면 기록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고 또 비용이 비쌀 수도 있잖는가?"
"흥, 그 말이 맞군요.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 저 사내는 진심으로 내게 부탁을 했어. 도의적으로 치자면 잘못 일수도 있지만 저 사내의 입장에서 보면
긴박하고 절박한 처지의 구원이 될 수도 있다고 봐. 어때 자네가 이 일을 맡아 주게?"
그러면서 성일은 슬쩍 미스터 조의 얼굴을 처다 보았다. 순간 그의 얼굴은 빨갛게 홍당무로 변했다.
"뒤 탈이 없을지 모르겠군요."
"싫다는 말은 아니군. 잘 생각했어. 우리 집에서 건장하고 잘생긴 사람은 자네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해서 미스터 조는 사내의 부인이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사내의 간곡한 부탁을 받아 들어갔고 사랑하는 부인을 다른 사내의 품으로 떠나 보낸
남편은 줄담배를 계속해서 꼬나 물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여인의 방으로 들어간 미스터 조는 한시간이 넘도록 나오질
않았다. 애가 탄 것은 비단 남편 뿐만이 아니라 성일도 마찬가지 였다. 계속해서 시계만 바라보며 애타게 부인이 나오기 만을 기다리는 사내의
모습이 갈수록 안쓰럽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기를 한시간 반이 되어서야 미스터 조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프런트로 내려왔다. 뒤이어 고개를 숙인
여인이 내려왔고 기다리던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남편은 서둘러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대리고 밖으로 나갔다.
"이봐, 미스터 조! 상황이 상황인데 빨리 나와야지. 사람이 어째 그 모양인가?"
미스터 조가 워낙 오랫동안 시간을 끌다가 나왔는지라 성일은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나 다음 미스터 조의 대답은 더 걸작이었다.
"말도 마세요. 전들 빨리 나오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아니, 그럼?..."
"참, 그 여자 대단한 여잡니다. 도무지 그들 두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래, 뭐 이유라도 좀 알아냈나?"
"그 여자 말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대단한 여자 였습니다. 빨리 일을 끝내고 나가려고 하는데 잠시도 틈을 주지 않고 저를 붙잡지
뭡니까?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여자를 알아 왔지만 정말 그런 여자는 처음이었어요."
"뭐라고? 별 요지경 같은 일도 다 있군. 그런데 말이야, 그들 부부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후후.. 그거야 그들 두 부부만이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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