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일 목요일

[야설] 슬프도록 아름다운 (8부 )

이제 5월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속에 하나, 둘 반팔 옷을 입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한다.
“우왓! 요즘엔 꽤나 더워요. 그죠?”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먹는 지현이 벤치에 앉으며 말했다.
“그, 그래….”
찬승도 동의를 하며 약간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사실 찬승은 아침부터 지현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아침에 버스를 타는 곳에서 지현을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혼자 흥분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현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등까지 내려오는 길고 검은 생머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부드럽게 찰랑였고, 하얗고 갸름한 얼굴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청순함을 뽐내었다. 그러나 분홍색의 반팔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희고 가느다란 팔을 본 순간 이상스레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아영 때문이다…. 후배와 섹스를 했다는 생각에 마찬가지로 여자 후배인 지현을 보자 이상한 상상이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게다가 평소 보이지 않던 희고 가느다란 팔을 보자 그 느낌이 강렬한 것은 더욱더 당연했다. 지현의 몸매는 어떨까? 키도 크고 늘씬하지만 가슴은 무척이나 작아 보이는데 한 번 보고 싶다. 남자랑 해봤을까? 아직 처녀일까? 지현의 보….
“왜 그래요?”
지현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찬승에게 물었다.
“응? 아, 아냐. 하하하. 아무 것도 아냐.”
“오늘 따라 이상하네….”
중얼거린 지현은 두 발을 들어 올려 벤치에 올려놓으며 무릎을 왼쪽팔로 감싼다.
‘윽!’
그 모습을 힐긋 쳐다보던 찬승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지현이 다리를 들어 올리자 가랑이 사이의 청바지 부분이 꽉 끼며 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부근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찬승은 재빨리 고개를 돌린다. 평소 보이지도, 신경도 안 쓰던 부분들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크, 큰일이야….’
찬승은 고개를 돌리다 문득 지현의 바지에 생각이 미쳤다.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지현이 치마 입은 모습을 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 못했다. 아니 여타 여대생들처럼 화려하거나 예쁘게 꾸민 것조차 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 못한 것이다. 게다가 바지도 항상 청바지 아니면 가끔 면바지를 입는다. 요즘 여대생들이 면바지는 잘 안 입고 다니는데 지현은 가끔 편하게 면바지를 입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지현에겐 수수하게 티셔츠와 바지면 되는 것이었다. 저렇게 예쁘고 청순한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쳇. 그러고 보니 이렇게 순수한 애를 가지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몹쓸 생각은 하지 말자. 그래도 치마 한 번 입으면 굉장히 예쁠텐데….’
찬승은 예쁜 후배인 지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
화요일 수업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그러나 전날 여자후배들이 잔뜩 나와 뜨거운 일을 벌이는 괴상망측한 꿈을 꾼 바람에 잠을 설쳐 늦게 일어나야 했다. 덕분에 학원에 가는 지금 찬승은 아직 한 끼의 밥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매달리듯 서 있는 찬승의 입에서 배고픈 한숨이 터져 나온다.
“으하….”
학원에 가면 시간이 있으니 근처 분식집에서 밥이라도 먹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혼자 먹는 것이 문제였다. 이제 학교에서는 익숙해졌지만 일반적인 길거리, 그것도 종로에서는 왠지 부끄러울 것 같았다.
‘에휴…. 뭐 어때 학원 다니며 혼자 밥 먹는 사람도 많으니까….’
그렇게 체념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찬승의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예쁜 여학생이 보였다.
‘아니, 아니…. 미경이었구나. 예쁘긴 정말 예쁘네….’
금요일 날에 못 봐서인지 무척이나 오랜만에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멍하니 미경을 바라보던 찬승은 무언가 결심을 하고 슬쩍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에게 다가갔다.
“안녕. 학원 가니?”
미경은 찬승의 갑작스런 인사에도 불구하고 놀라는 표정하나 없이 대답한다.
“예. 안녕하세요.”
이제 대답 앞에 붙는 아라는 말은 없었지만 여전히 짧고 간결한 대답이다. 그래서 인지 또다시 어색함에 빠져드는 찬승. 결국 그저 미경의 옆에 서서 버스 손잡이를 잡은 채 말 없이 가는 수밖에 없었다.
꼬로로록.
‘으익…!’
찬승은 자신의 배에서 터져 나온 소리에 깜짝 놀랐다. 소리가 너무 컸다. 게다가 미경을 힐긋 보니 움찔거리며 자신을 슬쩍 쳐다보는 행동이 분명히 그 소리를 들었음에 틀림없었다.
찬승은 결국 얼굴에 철판을 깔고 부탁하기로 했다.
“아. 저, 저녁 먹을래?”
*
결국 찬승과 미경은 학원 옆에 위치해 있는 돈까스 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처음엔 거절하려던 미경이었으나 찬승의 배에서 난 소리로 미루어 보아 꽤나 배고파하는 것 같아 마지못해 따라온 것이었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돈까스를 마구 먹어대는 찬승에 비해 조용히 조금씩 먹던 미경이 입을 열었다.
“금요일 날 학원 왜 안 오셨어요?”
정신없이 돈까스를 씹던 찬승이 미경의 물음에 잠시 멈칫했다.
‘금요일, 금요일…. 맞아. 술 마시고 아영과 한 날이잖아!’
그러나 한 편으론 다른 생각도 든다.
‘우와…. 미경이 처음으로 먼저 나한테 말을 걸었네?’
그러나 그런 사소한 일에 기뻐할 틈도 없이 핑계를 만들어야 했다.
“아. 하하하하. 친구들이랑 술 마시느라고….”
그 말에 살짝 고개를 숙이고 식사를 하던 미경이 고개를 들어 찬승을 무표정하게 바라본다.
“아영이가 어제 저한테 금요일 날 선배랑 놀았다고 얘기하던데….”
‘뭐, 뭣?’
찬승은 하마터면 들고 있던 포크를 떨어뜨릴 뻔했다. 아영이 설마 미경에게 자신과 섹스를 한 것을 얘기한 것일까?
‘아냐. 아냐. 말도 안 돼. 설마 그럴 리가 없어. 둘이 친한 친구는 아니라고 했잖아. 그런 얘길 공유할 리가 없을 거야. 게다가 아영도 저번에 나한테 학교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닐 거야….’
찬승의 머리가 빛과 같은 속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말을 잘못하면 아영과의 샍을 맞추지 못하는 것?었다.

“아. 맞아.!저녁에 아퓮이랐 밥 붊고선 밤에 친1링湧繭?펮(마셜거든!?”
떨리컗 ⑪소리벧 앝써 가란앉히며 ?한 찬승에겔 미걱의 묻젖정한 말잔 다시 한 번 숄아졌다.

줎셕럿嗜가 선배랑 숌 마셨큎던데….”
!갯? 그거? 하하. 아 봉아. 저녁 먹윅맴서 ? 잔 浬츙.”
*
“옰영이가 선배랑 자기 츳에서 술 마셨킍던데 .”M
“뭐, 뭐얏?”
쬔폙은 자신도 모?게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碻 벌떡 일앓났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릭괄는 주위 사람썽에게 사과를 하며 앉았다. 그러나 멍릿송에는 오만가지 볍잡한 생각이 든다.
‘아영 이(계집애 어디깍지!얏떻게 얘길한0거야 제길 점점 쌅나가고 읗잖아 설묘 겕말 미갤€繭?1瀏?브기 주곈급는 사이인가?’
그떱 ㈛경이 조용휙 돈까스를 입에 넣존며 말했다.
“놉담이퍊요.”
줎….”
찬승은 순간 질린!표정육로 9隔堧?바라뼙다. 얘 의외로 이런 장1??좋아하는 격이 아닐까…. 그러나 미경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다름대로의 의구심이 커져갔다. 사실 미경이 아?에게 들은$이야기는 그저 금요일 날 선배랑 놀았다는 것이었다. 찬승에게 :?관심이 없었던 미경이었지만 같이 저녁을 먹게 되자 겜저 금요일 날 안 나온 것익 궁금厘 굅었던 것인데 젖점 반응이 공도혐지며 쓸데없는 쫄야기들잽 흘러나오자 슬쩍`떠본 것이엎다. 아무리 省친한 친구닐 아니뀨 해도 아영의 집에 한 번 가봐 혼자 산다는 것쭙은 고 있었기"때뭬쫄다.
‘읜 선배… 아영€犬?갔던 건0?’
미경핛 자신$앞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돈귁슭를 집어넣고 있닳`찬승이륄 선배;“?호기싫이 생겼닫. 작년 내내 아영과 자신에걜 접켢G?친해햺던 사람@?단$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ョ람은 어떤 식으로되 아영을 알고 있?던 潮 같았고 자신과도 이렇게 저녁식사를$할 수 있셋 사쫄가 되었다.1게다0?저렇게 놀라는 반응을 보니 분명히 귀요일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만약 정맏로 영읗 집에 갔다면 뭘슨 일이(있었을까….
‘…뭐야 내가 왜"신경 볏4?거왻!’
미경은 대함교래"입학한 뒤 누갰가옻 黔핌게 지내꼽나$?Ζ섯&"간다매* 핏는 일克 한 번促 하질 않았다. 대학 사람들과 술자리 또한 가져보쥬 않앰다. 대학은 단지 자신에게 좋캤 학점을 주기 위합 곳핇었고 미래에 조금 딤 윤택한 삶을$뽑 수 있게뀨 도와주는 장소일 ;湛潔駭?&여기서 친:隙?쌓는 사람이라고 曲봤자"어차피 삼류대? 이뻥의 수준에서 머무는 사擢들일 것이곗, 그런 사람5湧?인뇜에 G溝?도움이 되질 않큲다. 자신은 자신 스옌로의졊像|에만 신경을 쓰:?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准런 미경도 결국 지뒵 이 자리에서 자신의 앞에 앉아(탻까?를 우물거리늦 삼류대?$선배 찬승에졨 셕영과 8뗏弼≠値?약간의 호기심이 생겨버린다.
*
*
그리고 그톿 미경컸 의구?과 혭기심은 금요일 날 최괄조에 이르게 되었다. 별덛륵 바 없이 시작한 금욘일 영어 수얾인데 아영과 찬승의 태도는 여느 날과 달濁다.
”섟배애-! 안녕하세??”

찬승에게 픎사하는 아영/ 사람이 인사하는 ?도는 이빈할 것`없었다. 凜지만 못면엽 웃음을 띠우고 손까지 흔드는 액션이 들어가백 ?언가 이상하다. ㆅ구나 그 사람이졑틸돛繭窄?그 이상핫은 더욱더 커진다.
미경은 3월 단 픋 수업의 첫 시간쫄 끝나고 푺영이 자신퓖게 했던 말이 떠오름다.
M
[아 내 ?에(앉은 선陷 짜증나.]
-
아는`사람이냐고 묻것 싶율 마음도 없었킍,젿?눙배가 누구膳지 관심도 없었고, 그猩 지나가는 말로 흘려들었기 쑨문이다. 그 후 가끔 그 눙배에 대한 옰영의 욕켈 터져 나왔지만 별 신경 쓰지 않풎다. 단지 중간곈사가 끝나고 갑작스레 전幕³호툎 >腔좋獵?아영의 태도에 일말의 핁아햇음@?느꼈을 뿐이다.
그리고 5월 달 새로 등록한 영어 수업에서 찬승을 만쾿다. 미경은 처極에 자신에게 인삠하는 사람이 누군흚도 툂랐다. 屑신€?옆에 옆에 똔았다는데 빈굴조차 기울나질 ~刻年? 그러다 €見㎱?룩고서야 그렇곯 아영쫄 욕을졛求?설배임을(알았다. 그러나 미경은 아영이 찬승을 왜 싫어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닢.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기엔 아직 핢 모묍지만 다른 사람에? 욕윰$먹을 만큼 빽쁜 사람은 짵었기 뇻문읕다. 가끔씩 켠신퓖게$던지는 순哮한지 어수룩한지 모8?질문과`웃음€막?알 수 주랐다.
무슨 일이 입었는지 모르지만 중뇩고사 이후 아영이 찬승에게 인사를 하며 선퉔라고 부르는 걸 보고 화해떨도 했나보다 생각했다."하지만?沮?찬승의 ?응과 오늘 아에의$또 다시 달라진 태도를 보니 둘 사이에는 무?가 조금 더 특별한 €舅?있었음이 분명했다.
게다가 미경은 아였의 평소와 닦르게 밝은 인사에 당황하여 자신璿 눈치를 슬쩍 :릿?찬승을 볼 哮 읗었덛.
‘왜 내 섐치름 *망?’
*
괴언가 너숯겐 咸덗고 싶지 않은 것이0쫴다는 ?이었다. 미경은 윗요일 날 자신의 얘깔에 무척이나 민감하게 바응하던 찬승의 모습을 떠올렸다?
‘퓡시 둘 사이에 逼가0있구나….’
어느새(찬승에게 갖느 호기심이 점점 더 커져만 가는 미경이었큎.
*
6원을 시작하는 날씨는 한마디로 눈부씳게 맑음. 하늘은0보는 羨의 마음을 상칩하게 해줄 정도로 ?랬고, 컖끔 뻗이셋 구름은 깰방이라도 손래 닿을 것 같이 섰명했다. 이젝 완우한 헛르른 색을 찾악가는 가로수들 사이로 쏟아져 내려오는 햇살? 덥지도 않고 딱 알맞게 찬란하능.
“푸하핫. 선배 어제 그거 섢 봤어풼?”
학교에 옹라가는 버쉿 창문으로 맑캴 쏟아 들어읋는 햇살을 셈낄 새데 없羨 지현의 커덛란 웃윗소리가 탤貰 나온다?찬승은 오랜만에 눈부썬도록 맑은 날씨를 보며 서정적인 감상에`빠지려걔데 嵐현이 방해하자 맥이 탁璿?홱?
J
“응…. 어젠`쫀욘일이라 쟌녁에 알퉋 갔으니까.!?
*“에에이. 어제 그거 진짜 재밌었는?/”
지현은 잊신과 공감G詭?잔야기헷 거리륫 없어지읨 삐懦 죤술을 내민다. 찬승은 그런0지현을 보며 슬며시 미먕를 지었다&
저번 텅만 해도 지현을"보며 않절부집 멈했공 것이 사실이다. 아영과의 섹스가 며칠 지나지 않았었기 떱문이다. 게붪가 더워진 날씨 탓에 갓작스레 지현이 반팔F세택糖?입고 나렝자 아영보다 더 하얀 그 가느다란 팔에 잠시 아찔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아영과의 섹스도 1주일 이상 지났고 너무나도 순수하고 착한 지현을 보니 그런 마음들이 싹 사라졌다.
‘으앗. 안 돼! 또 다시 아영과의 섹스를 떠올렸잖아!’
찬승은 무심결에 아영의 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 안에 자신의 정액을 듬뿍 쌀 때의 느낌을 떠올리고 말았다. 바로 급속도로 커지는 자지…. 찬승은 기대었던 몸을 살짝 앞으로 내밀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선배.”
“응. 응? 왜.”
찬승은 갑작스레 지현이 자신을 부르자 화들짝 놀라 바라본다.
“에? 뭘 그리 놀래요. 오늘 수업 끝나고 약속 있어요?”
“아, 아니.”
“그럼 저랑 영풍문고 갈래요?”
찬승은 갑작스레 자신과 영풍문고를 가자는 지현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나 지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
“친구들한테 말했는데 다 약속이 있대요. 그래서 그냥 할 일 없는 선배 구제하는 셈 치려고…. 푸훗.”
얘기하던 지현도 스스로 웃긴지 갑작스레 웃음을 터트린다.
“뭐? 야. 내가 왜 할 일이 없냐.”
“에이. 왜 그러세요. 할 일 없는 거 다 알아요. 선배 여자친구도 아직 없죠?”
“으읏…! 그건 그렇지만….”
찬승이 또 다시 한방 먹은 듯한 표정이 되자 지현이 승리의 미소를 환하게 짓는다.
“거봐요. 다른 사람들은 복학해서 여자친구 잘 사귀던데 선배는 역시…. 푸훗!”
또 다시 사악한 웃음을 터트리는 지현. 그러나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찬승이 아니었다. 괜히 먼 곳을 쳐다보며 혼잣말하는 식으로 중얼거린다.
“흐음…. 요즘 여대생들은 1학년 때 CC다 뭐다 하며 잘 사귀는데 2학년 1학기가 끝나가도록 솔로라….”
이번엔 지현이 당했다. 금세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푹 숙이는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였다.
*
수업이 끝나고 찬승과 영풍문고에 도착한 지현은 요리책이 있는 코너에서 이리저리 책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요리? 웬 요리책?”
지현은 특유의 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신부수업이요.”
“뭐, 뭣?”
찬승은 화들짝 놀라며 지현을 바라봤다. 신부수업이라고 말할 때의 표정은 너무나도 환하고 아름다운 것이 진정으로 행복해하는….
“뻥인데.”
“으…. 선배를 놀리면 못써.”
지현은 배시시 웃으며 다시 이리저리 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지현의 뒤에서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와 팔을 올릴 때마다 티셔츠가 올라가 가끔씩 드러나는 새하얗고 가느다란 허리라인을 보며 두근대는 찬승…. 그러나 오래 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 못하고 재빨리 고개를 돌려 잡지들이 있는 코너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잡지가 있는 코너에 도착하자 금세 눈에 띄는 반가운 잡지가 있었다.
“오옷. 맥심!”
찬승은 레이싱걸의 섹시한 포즈로 표지 장식되어 있는 맥심 견본잡지를 꺼내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군대에서 보던 추억의 잡지였다. 휴가나 외박을 나가던 후임들에게 부탁해 정말 꾸준히 애독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때 일도 벌써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어멋!”
“으앗?”
찬승은 갑작스레 옆에서 들려온 여자의 외침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다가와 있던 지현이 얼굴이 빨개진 채로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찬승은 재빨리 자신이 넘기던 페이지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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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앗. 이게 뭐야. 지현이가 옆에 서서 같이 보고 있던 건가?’
“그만 보고 따라 오시죠….”
지현은 자신이 놀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책을 보는 찬승에게 따라오라고 하고는 휙 돌아 걸어갔다.
책을 계산하고 밖으로 나온 지현은 언제 이상한 일이 있었냐는 듯 금세 활발한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로 돌아왔다. 그리고 배고프다며 밥을 사달라는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청을 이기지 못한 찬승은 결국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종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자 지현은 자신이 산 요리책을 꺼내서 이리저기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살펴보던 찬승은 정말 갑작스레 웬 요리책인가 싶어 다시 한 번 물었다.
“근데 진짜 웬 요리책이야?”
“아. 사실 요새 집에서 할 일이 없어 이것저것 요리를 만드는 취미가 생겼거든요. 먹는 것도 좋아하다보니까 꽤 재밌더라구요. 그리고 미래에도 대비해야 되구…. 헤헷….”
지현은 갑작스레 소녀가 낭만에 젖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무언가를 생각한다. 찬승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표정에 잠시 멍해졌다.
“갑자기 웬 미래….”
찬승이 중얼거리듯 그렇게 말하자 지현이 갑작스레 얼굴을 바짝 들이밀며 말한다.
“선배! 제 꿈이 뭔지 아세요?”
“뭔데?”
“제 꿈은 정말 하얗고 예쁜 드레스 입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한 다음에 남편에게 아주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게 꿈…. 핫…!”
그렇게 무언가를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던 지현은 남자 선배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털어놨다 싶어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 슬쩍 눈길을 돌려 찬승을 바라보자 역시나 금세라도 웃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다.
지현의 눈썹이 살짝 찡그려진다.
“웃지 말아요. 남이 꿈 얘기하는데…. 씨이.”
“태권도 도장 차리는 게 아니고? 풋…!”
“자꾸 놀릴 거예요?”
지현이 정말 화를 낼 것 같아 그제야 웃음을 멈추는 찬승이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오자 찬승이 말했다.
“많이 먹어. 여기 되게 맛있어.”
그러자 지현이 숟가락을 들며 물었다.
“종로 자주 오세요?”
“아 나 영어 학원 다니잖아. 아 맞다. 영어 학원에 미경이랑 같이 다닌다?”
“미경이…? 아. 제 동기요?”
지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약간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호라…. 선배 미경이랑 잘 되고 있었군요? 미경이 웬만하면 사람들이랑 안 어울리던데…. 선배랑 영어 학원을 같이 다니고 있었을 줄이야.”
“뭐? 아냐.”
“어쨌든 축하해요. 미경이 엄청 예뻐서 인기도 많으니까…. 잘 됐네요.”
그렇게 말을 하는 지현은 왠지 자신의 밥을 꾹꾹 누른다. 그러나 찬승은 그런 지현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의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니라니까. 그냥 학원 등록했는데 만난 거야.”
“그걸! 왜! 저한테! 일일이! 핑계! 대고! 있는 거예요!”
지현의 기합이 바싹 들어간 말에 찬승은 잠시 멍해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현은 지금 자신 스스로에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가 왜 갑자기 민감하게 굴지….’
찬승 선배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질 않았다. 아니 고등학교 때 잠깐 학교 선생님을 좋아하긴 했어도 21년 동안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남자를 이성으로 느껴본 적이 없었다. 워낙 남자처럼 남자들과 어울리며 컸고 태권도를 하며 짧았던 머리도 고3 때부터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찬승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좋은 선배라는 것만 느끼고 있었는데 미경이란 자신의 동기와 학원을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울컥해버린 것이다.
괜히 선배가 자신 몰래 다른 여자 후배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화가 난다….
‘으! 아니야! 아니야! 정신 차리자 정지현. 이건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잖아.’
고등학교 때를 떠올려보았다. 몰래 마음에 두고 있는 선생님이 지나가기만 해도 마음이 콩닥콩닥 뛰고 말도 제대로 못 걸지 않았나. 그러나 지금 자신의 앞에서 밥을 먹고 있는 이 선배는 너무나도 편하다. 얼마나 편하면 남들에게 잘 하지도 않는 자신의 꿈 얘기가 불쑥 튀어나왔을까….
‘그래 아닐 거야. 나에겐 이 선배를 봐도 콩닥거리는 느낌이 없잖아? 어쨌든 내가 민감하게 굴어서 선배가 화난 거 같으니까 분위기 전환을 해야지.’
“푸하하핫. 장난이에요. 장난. 왜 그렇게 놀래요.”
지현은 소리 지른 것이 장난이라고 애써 크게 웃었지만, 찬승의 눈엔 억지스럽게 행동하는 티가 다 보였다. 찬승은 찬승 나름대로 아까의 잡지 일 때문에 지현이 화가 나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분명 그것은 오해였고 풀어야 할 일이었다.
“아. 하하하. 그래. 아 아까 그 잡지 말이야.”
지현은 찬승이 웃으니 다행이라 여기다 마지막에 잡지란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잡지요?”
“그…. 아까 내가 보던 거.”
“아….”
아까의 찬승이 보던 잡지를 떠올린 지현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푹 숙였다. 지현은 그런 쪽 이야기는 정말 완전 숙맥이고 너무나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친구들이랑 그런 얘기를 나눠 본 적도 없다.
그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반응에 당황한 찬승은 허겁지겁 손을 흔들었다.
“아아…. 저기 미안. 근데 정말 아까 내가 그거 보던 거 아니었어. 그냥….”
그러나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지현이 조용히 중얼거리듯 입을 열어 찬승의 말을 막는다.
“선배…. 그런 얘기는 다른 사람이랑 하면 안 돼요?”
너무나도 조용한 지현의 말에 찬승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
“그, 그래….”
그렇게 살짝 어색해진 둘이었지만 지현은 금세 활발한 성격의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로 돌아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
목요일 날 수업이 끝나고 학원을 가려는 찬승에게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누구지? 여보세요?”
[선배! 안녕하세요?]
“누, 누구….”
[저 혜미요.]
“아. 혜미….”
지현의 동기 중 한 명인 권혜미였다. 그때 핸드폰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하지마, 죽을래, 야 걔 좀 붙잡아봐, 빨리해라는 등의…. 모두 여자목소리였지만 왠지 살벌하다. 그리고 중간에 하지마, 죽을래는 왠지 낯익은 목소리 아닌가….
“여, 여보세요? 무슨 일 있니?”
[아, 아녜요. 하하. 선배 오늘 학원가시는 날이죠?]
“응.”
[학원가지 말고 우리랑 놀아요. 여기 선배랑 친한 지현이도 있는데.]
마지막 말과 함께 핸드폰 너머로 커다랗게 야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예쁜 목소리지만 왠지 힘이 들어가 있는 우렁찬 목소리….
‘역시 지현이였구만….’
찬승은 슬쩍 이마에 맺히는 땀을 닦아내고는 입을 열었다.
“저기 저번에 한 번 빠져서 오늘 빠지기가 좀 곤란한데….”
[에이. 그런 거 저흰 몰라요. 어쨌든 우리 선배 오는 걸로 알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지현이도 있어요.]
그 말과 함께 전화가 끊겼다. 계속 지현이가 있다는 걸 강조하면서….
‘뭐야 지현이가 있다는 게 어쨌다는겨…. 그나저나 기다리고 있겠다는데 안 갈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날도 더운데 오늘은 째지 뭐….’
너무나 쉽게 결정해버리는 찬승이었다.
잠시 후 술집에 도착해 지현이 있는 테이블에 가자 여자 후배 두 명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꺄아-! 어떻게 진짜 왔어.”
“거봐. 내가 올 거라고 했잖아.”
테이블을 보아하니 아직 환한데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마신 것 같았다. 찬승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여자 후배 두 명을 이상하게 바라보고는 지현의 옆에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지현은 다른 후배와 다르게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찬승은 그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걱정되어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퍼?”
“으…. 왜 왔어요.”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하는 지현의 말에 찬승은 깜짝 놀랐다. 오랄 때는 언제고 왜 왔냐니….
“아, 아니…. 왜? 오라고 해서 왔는데. 그럼 그냥 갈게….”
“아녜요. 후…!”
지현은 한숨을 푸욱 쉬고는 고개를 들어 앞에 앉은 두 명의 동기를 째려봤다. 사실 월요일 날 자신이 찬승을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뒤로부터 계속 선배가 떠올라 오늘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상담을 했던 것이다.
불과 몇 십분 전의 상황은 이러했다.
[얘들아. 누군가를 좋아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말도 못 붙이고 잘 못 쳐다보게 되지?]
[그렇지.]
[그럼. 누군가가 너무 편하고 말도 서슴없이 할 수 있고 그냥 친구 같기도 하고 재미있게 웃으며 얘기할 수 있고…. 그리고 그 사람이 자꾸 떠오르면…. 아무튼 이런 건 사랑이 아니지?]
[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 게다가 자꾸 떠오른다며? 왜? 너 설마 누군가한테 그러니?]
[아, 아냐!]
[꺄아-! 남자라곤 관심도 없던 지현이가 사랑에 빠졌어! 누구야? 누구야? 혹시…. 같이 밥 먹는 찬승 선배?]
[아, 아, 아, 아니야!]
[어머어머어머 말 더듬는 거 봐. 어떻게-! 진짠 가봐! 선배 부르자 선배 선배.]
[아니라고! 그리고 오늘 선배 학원가는 날이야.]
[아냐. 너 있다고 오라고 하면 올 걸? 내가 봤는데 너랑 선배랑 지내는 거 보면 선배도 너한테 마음이 없는 것 같진 않아.]
[뭐, 뭐? 아냐. 학원가야 돼서 안 올 거야.]
이런 연유로 해서 친구 두 명의 협공을 받은 지현은 핸드폰을 빼앗기고 찬승에게 전화를 걸게 된 것이었다.
지현의 날카로운 눈길을 받은 두 명의 친구는 슬쩍 눈길을 피하면서도 연신 웃음을 멈추질 않았다.
결국 이렇게 해서 시작 된 술자리. 두 명의 후배는 지현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찬승에게 평소보다 더 살갑게 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라고 하니 친근감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묵묵히 앉아 있는 지현은 절대 그런 생각이 아니었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내가 알던, 고등학교 때 느끼던 사랑은 이런 게 아니었잖아! 그리고 저 선배랑 알고 지낸지 얼마나 됐다고….’
지현은 그렇게 부정을 하다가 슬쩍 찬승을 바라본다. 못 생긴 얼굴은 아니다. 아니 꽤 잘 생긴 얼굴이다. 게다가 얼굴이 다가 아니라 해도 성격도 좋고 재미있는 편이….
‘으아앗! 아냐! 아냐! 대체 내가 왜 이 선배를 평가하고 있는 거지!’
그러나 찬승은 계속해서 혼자 조용히 있는 지현이 걱정되었다. 이 분위기가 왜 이러는지도 잘 몰랐고 지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몰랐다.
“야 괜찮아? 왜 아까부터 말이 없어.”
찬승이 걱정스레 묻자 지현이 고개를 들며 애써 지은 특유의 맑고 환한 미소로 대답한다.
“하하하…. 괜찮아요. 아 선배 학원 안가도 되요?”
“응. 안가도 돼.”
“그, 근데 전화 받고 여긴 왜 오신 거예요?”
갑자기 다시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지현.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스스로도 자신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왠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앞에 앉은 친구들도 속으로 놀라는 눈치였다. 지현이 저런 적극적인 질문을….
그러나 소주를 들이키는 찬승의 대답은 평범했다.
“그냥 날도 더워서 오늘은 놀까 하고….”
찬승의 대답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지현이 천천히 얼굴을 든다.
“아…. 그냥 날도 더워서요…?”
“응. 그냥 날도 더워서.”
“그냥! 날도! 더우면! 집에나! 가서! 잠이나! 자지! 왜! 여길! 왔어요!”
갑작스레 기합 섞인 외침을 내뱉는 지현에 찬승은 월요일과 마찬가지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게다가 지현 앞에 앉은 두 명의 후배도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모습에 무서워 움찔한다.
그러나 큰 소리를 냈던 지현은 이내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으으앗! 또 그때랑 같은 반응….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자신 때문에 왔다…. 지현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자신 때문에 왔다는 말을 듣지 못하자 이렇게 심통을 부리고 만 것이다.
‘그, 그럼…. 설마 내가 정말…?’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지현이었다.
*
“선배 그거 얼른 마셔요.”
“야! 이걸 내가 왜 마셔!”
지현의 친구 두 명이 자꾸 찬승에게 술을 권한다. 주는 족족 받아 마셨더니 술이 센 편인 찬승이라도 이제 꽤 취한 상태였다. 게다가 이번엔 맥주와 소주를 섞어 폭탄주를 마시라고 하지 않는가? 찬승이 왜 마시냐고 뻗대고 있자 갑자기 조용한 지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셔요.”
“응…?”
“선배 그거 마시라구요!”
지현이 폭탄주를 들고 벌떡 일어나 찬승에게 억지로 먹인다. 찬승은 그때까지 조용하던 지현이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몰랐지만 이제 기운을 차린 것 같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화나게 하기 싫어 받아 마신다.
“히힛…! 잘 마시네요!”
다시 활발해진 지현이 특유의 환하고 맑은 미소를 짓는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나름대로 혼자 진지하게 하던 고민을 끝냈기 때문이다.
‘그래. 내가 저 선배 좋아하면 어떻고 안 좋아하면 어때. 어차피 아직 모르는 거고 만약 나중에 저 선배랑 잘 되면 사귀는 것도…. 히히. 아무튼 선배 지금은 내 마음 헷갈리게 한 죄로….’
“이것도 마셔요!”
또 다시 연속으로 소주를 들이켜야 하는 찬승이었다.
*
출근길에 오르는 자동차의 소리, 어디론가 급하게 가는 오토바이의 소리, 하루의 시작을 상쾌하게 시작하는 사람들의 발자국소리와 시끌벅적한 얘기소리….
찬승은 자신의 감은 눈으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과 귀로 들어오는 아침을 여는 소리에 크게 기지개를 편다.
‘으하암…. 뭐 이렇게 시끄러워. 아침인가보네…. 어라….’
찬승은 아파트에 산다. 14층에 사는 찬승은 아침에 전혀 이런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이상한 예감에 슬쩍 눈을 뜨자 전혀 낯선 공간이 들어온다.
‘여, 여기가 어디야.’
벌떡 일어난 찬승은 갑자기 깨질 듯이 아파오는 머리를 움켜쥔다. 필름이 끊겼다…. 어제 일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지현이 주는 소주를 마신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터가 공백상태이다.
“하암…. 선배 일어났어요?”
‘뭐? 선배?’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슬쩍 옆을 돌아보자 한 명의 여자가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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