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4월의 햇살이 방안 가득 비춰 들어오는 한가로운 주말의 오후. 찬승은 마우스를 붙잡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쳇. 옛날에는 주말마다 여자친구 만나러 나갔었는데….’
찬승은 문득 그런 생각을 하다 스스로에게 깜짝 놀란다. 이제 옛날 여자친구는 잊은 줄 알았는데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었다.
‘뭐하고 지낼까….’
문득 궁금해진다. 은설에 대한 미련이나 감정 따위는 없다. 그런 것 버려둔 지 오래다. 지금 알고 있는 지현이나 아영에 비해 그리 예쁘지도 않다. 그러나 처음 사귄 여자친구였고, 처음 섹스를 한 여자이다. 그리고 그때 당시 자신의 모든 것을 꺼내줄 만큼 사랑했던 여자이기도 하다. 좋든 싫든 자신의 기억 한 부분을 몇 년은 족히 자치할 여자인 것만은 분명했다.
찬승은 은설의 미니홈피를 찾아 들어가 보기로 했다. 1983년. 이은설을 입력하고 회원 찾기를 누르자 두 명의 여자가 떴다. 첫 번째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었고 두 번째를 누르니….
“아….”
미니홈피의 화면 한 구석에 현재의 남자친구인 듯한 사람과 다정하게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뜬다. 전 여자친구 은설의 미니홈피이다.
찬승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사진과 남자친구가 화면에 뜨자 서둘러 미니홈피를 닫았다.
‘내가 이걸 왜 본거야…. 이젠 생각도 하질 않는데….’
괜스레 기분이 우울해진다.
*
“오빠 과일 먹어!”
방안에서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는 찬승을 서희가 부른다. 찬승은 무겁게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갔다. 과일을 깎고 계시는 어머니가 찬승을 보며 한마디 한다.
“하루 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뭐하니? 알바 나갈 준비 안 해? 여자친구 없으니 아주 주말 알바 빼고는 나가질 않는구나. 니 동생은 벌써 남자친구 생겼다는데.”
“네에?”
어머니의 말에 찬승은 깜짝 놀라 서희를 바라본다. 서희는 실실 웃으며 손을 들어 브이자를 만든다. 벌써 남자친구라니 좋지 않다…. 이미 대학교에서 여자친구를 사귄 찬승은 알고 있었다. 대학교에서 이성 친구를 사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누, 누군데….”
찬승은 엄습해오는 불안한 생각에 말까지 떨려 나왔다. 그러나 서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한다.
“같은 과 동기 남자애. 저번에 말했지? 잘생긴 애 있다고. 그 애랑 사귀기로 했어. 히히.”
“성격은?”
“착하지.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키는?”
“180?”
“집안은?”
“…뭐야. 오빠.”
캐묻는 찬승이 이상했는지 결국 서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머니도 찬승에게 한마디 하신다.
“니 딸 시집 보내냐. 오빠가 뭘 그리 캐물어.”
“아, 아뇨…. 그냥.”
찬승은 결국 서희의 남자친구에 대해 알아내는 걸 포기하기로 하고 과일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머릿속으로는 불안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제길…. 아 진짜! 나도 그랬으면 동생도 안 될 것도 없지만…. 여동생이니까 문제잖아! 왜 나한테는 여동생이 있는 거야!’
예전에는 공부도 잘하고 예쁜 여동생이 있는 것이 자랑스러웠던 찬승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
월요일 점심시간. 지현은 오늘도 변함없이 뚝배기에 푸짐하게 담긴 김치찌개를 시키고는 거침없이 먹는다. 찬승은 정말 저렇게 먹는데 살이 찌질 않는 지현이 신기했다.
‘운동을 해서 그런가….’
문득 태권도 4단이라는 지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군대에서 겨우겨우 1단을 딴 찬승이기에 기본적인 품세는 할 줄 알았다. 하지만 4단이라니…. 태권도에 전혀 조예가 없는 찬승으로서는 상상도 가질 않았다. 게다가 전지현을 연상시킬 정도로 청순한 겉모습은 태권도 4단과는 전혀 매치가 되질 않는다. 찬승은 새하얀 도복을 입은 채 긴 검은 생머리를 휘날리며 멋들어지게 발차기를 하는 지현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멋있다….”
“예? 뭐가요?”
역시나 입 안 가득 밥을 우물거리는 지현이 물었다.
“아, 아냐. 아. 맞다.”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의 말을 내뱉어버린 찬승은 당황하여 화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너 아영이 미경이 알아?”
“아영이? 미경이요? …아. 우리 동기요? 잘은 몰라요. 엠티나 학교 일 같은 거에 참여를 안 해서 별로 안 친하거든요. 친구들이랑 어울리지도 않고 그냥 걔네 둘이 같이 다니던데….”
“걔네 둘이 친구 아냐?”
“친구가 아니라 그냥 둘 다 다른 사람이랑 어울리지 않다보니 같이 다니게 됐을 걸요? 근데 왜요?”
지현은 찬승이 둘에 대해 묻는 이유가 궁금한지 밥을 먹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러자 찬승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니 수업 같이 듣는데…. 뭐 도통 인사도 안하고 아는 체도 안 해서. 하하….”
“아. 걔네 원래 그래요. 제가 한 마디 해줄까요? 인사 하라고?”
지현이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자 찬승은 재빨리 손을 저었다.
“아냐. 아냐! 뭘 그런 걸 가지고…. 하하. 밥이나 먹자.”
“핏….”
지현은 재미없다는 듯 쌀밥을 큼직하게 떠서 입안에 넣었다.
점심을 먹고 지현은 찬승에게 후식을 사달라고 하여 아이스크림을 사 밖으로 나왔다. 4월의 중순을 훌쩍 넘어가기 시작하는 날씨는, 찬란하게 비추는 봄 햇살 만큼이나 따사롭다. 찬승과 지현은 맑은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다. 그때 어딘가를 쳐다보던 지현이 일어서서 허리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추운 겨울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찾아오자 슬슬 건물 밖으로 나와 햇빛을 받기 시작하는 여학생들을 구경하던 찬승은 지현의 인사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릴 뻔했다.
“아….”
이은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서 있었다. 옆에 바짝 붙어 있는 어떤 남자와 함께…. 아니 어떤 남자가 아니라 미니홈피의 사진에 있던 남자다. 은설은 특유의 큰 눈으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지현의 인사에 답한다. 그리고는 찬승을 보며 말한다.
“어머. 찬승이구나. 제대했네? 연락하지.”
“…어 그래.”
아무렇지 않게 웃는 낯으로 저런 인사를 한다. 찬승은 문득 은설이 이별을 말할 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중에 혹시라도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했으면 해.]
은설은 그 말대로 찬승에게 전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전에 뜨겁게 몸을 섞던 사이도, 죽도록 사랑했던 사이도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에겐 아무것도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없는데…. 아니 너랑 대화하는 것도, 이렇게 마주 서있는 것도 버거운데….’
찬승은 웃을 수 없었다. 그저 얼굴을 굳힌 채 가만히 있었다. 찬승이 더 이상 말이 없자 은설은 여전히 웃는 낯으로 인사를 하고는 떠나갔다. 그리고 옆에 서있던 남자는 찬승에게 차가운 눈빛만을 한 번 던진 뒤 조용히 은설을 따라간다.
은설과 남자가 사라지자 지현이 다시 자리에 앉으며 찬승에게 말했다.
“헤에. 선배 그래도 동기 중에 아는 사람 있네요.”
“어? 어…. 그래.”
지현은 찬승이 은설과 사귄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은설 자신이 찬승과 사귀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현은 찬승이 얼굴을 굳힌 채 가만히 앉아 있자 조심스레 입을 연다.
“왜 그래요? 뭐 안 좋아요?”
“아냐. 아냐…. 아. 그보다도 그 옆에 서 있던 애는 누구야? 너 그 사람한테도 인사하는 것 같던데.”
“경태선배요? 은설선배 남자친구예요. 아 그러고 보니 경태선배는 03학번인데 왜 선배한테 인사를 안 하지? 선배를 몰라서 그런가?”
‘나를 싫어할 테니까….’
찬승은 지현의 궁금함에 속으로 대답했다. 문득 고개를 돌려 저만치 걸어가는 은설의 뒷모습을 바라보자 경태란 후배가 자연스레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어깨를 감싼 채 걷고 있었다.
찬승은 그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뒷모습을 보며 속이 답답해졌다.
‘너랑 마주치고 싶지 않았는데…. 겨우 너의 모습과 목소리를 잊고 살아가는 나의 머릿속에 또 다시 너의 모습이 새겨질 테니까…. 너는 나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니? 나는 이렇게 한없이 우울해지는데….’
*
“아씨…. 비오네.”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난 찬승은 창밖에서 들리는 빗소리에 짜증을 냈다. 가뜩이나 수요일에 은설을 만난 일 때문에 어제 종일 우울했었는데 오늘은 비까지 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아영을 만나는 날 아닌가.
학교에 올라가는 버스를 타는 곳에 도착해 우산을 접어 힘들게 올라타자 자리가 하나도 없다. 또 다시 짜증이 확 올라오는 찬승…. 찬승은 본디 비 오는 날씨를 좋아한다. 하지만 수요일의 일 때문에 우울한 상태라 자신의 몸을 무겁게 덮어 내리는 습기가 너무나 짜증나게 느껴졌다.
툴툴거리며 자리를 잡고 서자 많은 사람이 버스에 들어선다. 찬승은 갑자기 자신의 청바지에 다른 사람의 젖은 우산이 닿음을 느끼고는 짜증이 확 치밀어 올라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윽. 천사잖아…!’
이젠 이름 모를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자연스레 천사로 기억 되어 있었다. 찬승은 재빨리 다시 고개를 돌렸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맥박이 빨라진다.
‘으으. 천사가 내 옆에 서다니….’
찬승은 눈알만 살짝 굴려 곁눈질로 천사의 옆모습을 훔쳐봤다. 여전히 순수하고 아기 같은 얼굴로 창밖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천사. 출발하는 버스의 움직임에 따라 천사의 길고 검은 생머리가 가볍게 흔들린다.
찬승은 문득 자신의 코에 들어오는 향기가 느껴졌다. 진하지도 않고 옅지도 않은, 맡는 사람의 기분을 너무나도 좋게 만들어주는 부드러운 천사의 향기. 다리에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겁이 나 고개도 돌리지 못한다.
그렇게 찬승은 옆에 서 있는 천사를 제대로 쳐다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도 못하고 학교에 도착했다. 천사는 버스에서 내려 아름다운 꽃 그림이 그려져 있는 우산을 펴며 걷기 시작했다. 찬승도 허겁지겁 버스에서 내려 우산을 펴며 천사의 뒤를 쫓았다.
‘오늘 천사가 무슨 과인지 알아내야겠다!’
찬승은 대담한 결심을 했다. 강의에 살짝 늦을 것 같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천사가 우리 학교 학생인지, 아니면 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건지 확인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예술관련학과가 있는 건물로 쫓아 올라가 보자 천사가 들어가는 과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자인예술학과!’
찬승이 생각했던 연극영화학과가 아니었다. 천사의 학과를 알아낸 찬승은 뛸 듯이 기뻤다. 마치 천사에게 한 걸음 다가선 것만 같았다.
*
“선배. 공부는 잘 하고 있어요?”
월요일 함께 점심을 먹던 지현이 찬승에게 물었다. 찬승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갑자기 웬 공부타령인가 싶었다.
“응? 무슨 공부?”
“에에…. 선배 다음 주 월요일부터 중간고사예요. 모르고 계셨어요?”
“뭐어? 벌써?”
찬승은 정말 놀랐다. 벌써 중간고사라니…. 복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험을 본다. 그러고 보니 4월도 이미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지현은 찬승의 놀라는 모습을 보니 공부는커녕 중간고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음을 알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선배 그러지 말고 저희랑 같이 공부 할래요?”
지현은 자신의 동기들이랑 수업이 끝나고 9시 정도까지 학교 도서관에 남아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찬승을 껴준다는 이야기였다.
“나야 좋은데…. 근데 너 친구들이 허락해줄까?”
지현뿐만 아니라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후배들과 친해질 기회라면 얼마든지 환영하는 찬승으로선 당연히 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친구들이 허락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었다.
그러나 지현은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크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제가 친구들한테 잘 말해볼게요.”
*
찬승은 도서관 앞 복도에 서서 저 멀리 여자 동기 두 명과 이야기하는 지현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쳇…. 이게 무슨 꼴이야. 내가 후배들하고 공부하는데도 허락을 맡아야 하다니….’
속이 부글거리며 화도 났지만 참았다. 어쨌든 끼고 싶기는 하니까 말이다. 그것보다 자신이 이런 도서관에 공부를 하러 왔다는 사실이 잘 믿기질 않는다. 1학년 때는 그저 여자친구랑 놀다가 시험 때는 컨닝 행위를 하는 것이 다였다. 책상에 쓰거나 종이에 쓰거나….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점수를 얻었다. 1학년 때는 대학생활에서 그런 컨닝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후배들과 수업을 들으니 눈치도 보인다. 두 학번이나 높은 선배로서 쭈그리고 앉아 컨닝을 하면 체면이 서질 않으니 말이다.
잠시 후 이야기를 마친 지현이 찬승에게로 왔다. 웃음을 띠고 있는 얼굴이 이야기가 잘 된 것 같았다.
“선배. 선배. 공부하러 가요. 같이 하재요.”
“오…. 다행이다.”
잠시 후 도서관 책상에 자리 잡은 찬승은 자리 순서로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지현과 찬승이 마주 보고 같이 앉아 있었고, 지현의 동기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허락을 하긴 했지만 썩 마음 내키지는 않는다…. 그것이 그들의 마음이었다.
‘으….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열 받게 하는군.’
그러나 갑자기 끼어든 불청객으로서 그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군말 없이 책을 꺼냈다. 앞에 앉은 지현을 보니 벌써 책을 꺼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책을 바라보고 있는 하얗고 갸름한 얼굴. 글자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까만 눈동자. 그리고 가끔씩 흘러내리는 긴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기는 가느다란 손가락.
‘아…. 지현이가 정말 예쁘긴 예쁘구나. 밥 먹을 때는 가끔 깜짝 깜짝 놀라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면 정말 청순한 게 전지현 비슷하네…. 이렇게 예쁜 애가 한 번도 남자를 안 사귀어보다니. 내가 지현이랑 사귀어 보면….’
찬승은 넋 놓고 지현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하다 퍼뜩 놀란다. 지현이랑 사귄다니….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예쁘고 착한 후배라고 생각을 해봤을 뿐 이성으로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여자친구나 연인이 그리워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설과 헤어진 지 1년이 다되어 간다. 그사이 아영을 안아보긴 했지만 정신적인 따뜻한 사랑을 나눈 것은 아니었다.
‘후우…. 아니다. 아냐. 무슨 여자친구냐. 그래도 만약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찬승은 천사를 떠올렸다.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른다. 단지 무슨 과인지만 안다. 혹시 남자친구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학교에 혼자 다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CC는 아닐 것 같았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너무나도 적었다. 누군가를 통해 천사와 친해지게 된다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찾아 가서 지켜봤다며 고백하는 것은 겁 많은 찬승으로선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에휴…. 그런 것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하자.’
지현을 쳐다보며 이런저런 망상에 잠겨있던 찬승은 한숨을 내쉬며 책을 폈다.
찬승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끝내고 밖에 나오자 약간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따뜻한 봄이긴 했지만 밤 9시의 날씨는 마냥 따뜻하지마는 않다.
인사를 하려고 다가간 찬승에게 지현이 말을 했다.
“선배. 같이 밥 먹고 가요.”
지현의 권유에 결국 찬승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동기들과 함께 밥을 먹게 되었다.
학교 앞 닭갈비 집. 찬승이 껴 있어서인지 왠지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찬승도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오지 말걸….’
그러나 잠시 후 지현과 동기들은 찬승이 있는 듯 없는 듯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찬승은 오히려 그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조용한 것보다 남들은 이야기하는 것이 나으니까….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다보니 화제가 이번에 들어온 05학번 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벌써 누구와 누가 사귄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05학번은 듣도 보도 못한 찬승이기에 그들이 누군지 알 수 없어 자신의 1학년 때를 떠올렸다.
‘나도 1학년 때 동기들끼리 많이들 사귀고 그랬는데. 아직도 사귀고 있는 애들 많으려나?’
그때 찬승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한 여자 후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야. 전지현 너 요번에 후배 남자애들한테 인기 겁나 많더라.”
“야-! 갑자기 그런 얘기 하지마….”
재미있고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하던 지현의 얼굴이 금세 붉게 달아오른다. 평소 성격과 다르게 이런 얘기에는 유독 약한 지현이었다.
그러나 여자 동기 둘의 놀림은 그치질 않았다.
“푸훗. 넌 우리 학번 애들한테도 그렇게 인기 많으면서…. 언제 남자 사귈래?”
“그래. 맞아. 너 걔 있잖아. 형철이. 걔가 너 신입생 때부터 좋아하지 않았니?”
“야 우리 동기 남자애들 중에 전지현 좋아하는 애가 어디 걔뿐이냐?”
찬승은 밥을 먹는 척하며 셋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어차피 굳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이야기였지만 대놓고 들으면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들이 싫어할 것 같아 일부러 조심스레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때 밥을 먹는 자신을 쳐다보는 지현의 눈과 마주쳤다. 무언가 곤란한 눈빛….
‘자리를 피해달라는 이야기인가….’
지현의 눈빛을 본 찬승은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때 뒤에서 들려온 여자 후배의 조용한 목소리를 얼핏 들을 수 있었다. 뒤이어 터져 나온 지현의 외침도….
“너 설마 저 선배 관심 있는 것 아냐?”
“아냐-! 저얼대 아냐-!”
찬승은 화장실로 향하면서 가게가 떠나갈 듯 큰 소리로 부정하는 지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한숨을 쉬었다.
‘쳇. 그렇게 크게 부정 할 필욘 없잖아. 민망하게시리….’
*
주말 저녁 아르바이트를 가기 전, 오전과 오후에 공부를 하려는 찬승은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서희에게 시험을 안보냐고 물었다.
“우리는 다다음주인데.”
서희는 이 말 한마디만을 남겨 놓고는 예쁘게 차려입은 채 집 밖으로 나섰다. 꽤 짧은 검은색 치마를 입고…. 찬승은 그런 여동생을 보며 걱정이 되었다.
‘남자친구에게 저런 모습 보이면 위험할 텐데…. 에구. 주말에나마 집에 붙어있던 동생이었는데 남자친구 생기더니 매일 나가는 구나….’
찬승은 그런 걱정을 하며 책을 폈다. 그러고 보니 다른 과목보다도 금요일 날 있을 영어 과목이 걱정되었다. 다른 건 몰라도 찬승에게 있어 영어만큼은 완전 쥐약이었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끝나고 토익 학원이라도 다녀야겠어.’
*
“선배. 시험 공부 많이 했어요?”
월요일 아침 학교로 올라가는 버스에 올라탄 지현이 찬승의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아니. 뭐 그냥 내가 많이 할리 있나…. 하하.”
“에이. 열심히 하시지.”
지현은 특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찬승은 그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를 보며 그저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저번 주는 수업이 끝나고 지현과 함께 한 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주일 내내 지현, 그리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동기 두 명과 함께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두 명의 후배들과 약간 친해질 수 있었다. 지현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서로 인사는 하고 지낼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시험이 끝나고 넷이서 술도 마시기로 약속도 했다.
찬승은 내심 그 약속이 기대가 되었다. 지현의 친구들은 예쁜 외모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착하고 귀여운 후배들이었다. 게다가 누군가와 술을 마시는 것은 연합엠티 이후 처음이 아닌가. 오랜만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중간고사는 찬승의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놀자는 약속도 잊힐 만큼 어려웠다. 그래도 나름 노력은 했기에 백지는 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금요일. 찬승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어 시험이 다가왔다.
자신의 자리에 앉자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아영과 검정 뿔테 안경을 끼고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미경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보였다. 찬승은 아영의 여유로운 모습에 놀라워했다.
‘뭐야. 영어는 자신 있다는 건가? 되게 잘하나 보네.’
찬승은 그런 아영을 부러워하며 시험이 시작되기 전까지 열심히 책을 살펴봤다. 그리고 잠시 후 시험지가 나눠지고 시험이 시작되었다.
“후우우우….”
찬승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시험지를 받아든 아영의 긴 한숨을…. 그리고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앞뒤를 살펴보며 인상을 쓰는 얼굴을…. 저 모습은 분명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찬승은 속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핫. 아니 뭐야. 저럴 거면서 그렇게 여유로운 자세로 앉아 있었어? 아예 시험을 포기했구만. 큭큭. 꼴좋다.’
아영을 비웃으며 시험지를 본 찬승은 자신 역시 장탄식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아야 했다.
‘제길. 나도 거의 모르겠네….’
그러나 어쩌랴 풀어야 하는 것을. 찬승은 왼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상한 기운을 느낀 것은 몇 분 지나지 않아서였다. 살짝 눈을 돌려보자 자신의 시험지를 몰래 훔쳐보고 있는 아영의 눈이 보였다. 검은 스모키 화장을 한 특유의 여우같은 눈으로 몰래 훔쳐보고 있는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
찬승은 평소 쌀쌀 맞던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자신의 시험지를 보려하자 화가 났다. 자신도 전혀 아는 내용이 없었지만 보여주긴 싫었다. 그래서 시험지를 구석으로 옮기며 아영의 눈길을 피했다.
“아씨….”
아영의 짜증 섞인 외마디가 들려왔다. 그러나 끄떡 않는 찬승. 아영이 교수의 눈을 피해 슬쩍 슬쩍 몸을 비틀며 찬승의 시험지를 보려 했지만 찬승도 교묘하게 팔로 시험지를 이리저리 가렸다.
그러자 곧 아영이 포기했는지 얌전해진다. 찬승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내가 아무리 영어를 못한다 해도 너에겐 보여주고 싶지…. 헉!’
찬승은 갑자기 외마디 신음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찬승에게 교수의 날카로운 한마디가 들려왔다.
“거기 뭔가?”
“아, 아무도 아닙니다.”
찬승의 대답에 강의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찬승은 재빨리 대답을 정정해야 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서 앉아서 시험 보게.”
“예….”
교수의 말에 찬승은 찔끔하며 자리에 앉았다. 옆에 앉아있는 아영에게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을 하며….
“너 미쳤어! 어딜 만져!”
아영이 갑작스레 손을 뻗어 찬승의 자지를 만진 것이다. 아영은 특유의 인상을 쓰며 조용히 말했다.
“안 보여주니까 그렇죠!”
“야! 너 옆에 있는 애한테 보여 달라 그래.”
“아 얘는 이런 거 안보여준 단 말예요.”
둘의 대화는 작지만 서로의 감정이 묻어 있는 만큼 꽤나 거칠고 다급했다.
“됐어. 난 안보여줄 거야.”
찬승이 고개를 돌리려는 찰라 다시 아영의 손이 다가온다. 찬승은 살짝 엉덩이를 움직여 피하며 그만하라는 듯 아영을 노려봤다. 아영은 약간은 사악함이 묻어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 보여주면 계속 만질 거예요. 그럼 우리 둘 다 걸릴걸요. 우리 둘이 같이 F 받아요.”
“으….”
찬승은 미간을 찡그렸다. 그리고 결국 아영에게 자신의 시험지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가는 찬승을 아영이 불러 세웠다.
“핸드폰 줘 봐요.”
“뭐? 왜?”
“빨리 줘 봐요.”
아영은 찬승의 손에 들려있는 고물 핸드폰을 빼앗듯이 받아들고는 자신의 번호를 입력한다. 그리고 다시 찬승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제 번호예요. 오늘 빚 진거 나중에 연락하면 갚을게요. 고마웠어요. 선.배.”
아영은 선배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하고는 조용히 서 있던 미경과 함께 떠나갔다. 찬승은 그런 아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푸훗…. 너나 나나 영어는 젬병인데 내꺼 베꼈다고 빚 까지 갚는다고 하다니…. 나중에 거하게 뜯어먹어야겠군.’
그러다 찬승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자신의 영어가 젬병이다…. 좋지 않았다.
‘으. 5월 달 부터 토익학원이라도 다녀야지….’
*
토요일. 찬승은 당장 5월 달부터 토익학원을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종로에 있는 토익학원의 화, 목, 금 저녁 7시부터 하는 수업을 듣기로 했다.
영어 학원을 신청하고 나자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밀려든다. 1학년 때는 이런 공부 같은 것에 신경도 쓰질 않았다.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에만 몰두하다 대충 군대에 갔는데…. 이젠 어느새 23살이나 되었다.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슬슬 미래에 대한 걱정도 생기기 시작한다.
‘후우…. 남자는 군대 갔다 오면 정말 좋은 시절 다가는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찬승은 크게 도리질을 한번 치고는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는 어머니 혼자서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다.
“서희는요?”
“방에서 공부할걸. 다음 주에 시험이라는구나.”
어머니의 말에 찬승은 역시 서희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친구 생겨도 공부할 건 하는구나. 역시 내 동생답다.’
정작 자신은 중간고사를 잘 보지 [라이브바카라 asas7.com] 못했으면서도 서희는 자신의 동생답다며 뿌듯해하는 찬승이었다.
*
“오! 비빔밥이다!”
월요일 점심시간. 찬승과 함께 식당에 간 지현은 오늘의 메뉴를 보고는 탄성을 지른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였기 때문이다. 찬승은 그런 지현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타는 밥의 양을 보고 웃음이 사라졌다.
“야…. 너 무슨 밥을 그렇게 많이 타?”
“저 비빔밥 되게 좋아하거든요.”
밥을 타고 자리에 앉은 지현은 고추장을 듬뿍 넣고는 능숙한 솜씨로 밥을 비비기 시작했다. 찬승은 그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엄청난 식사량을 보고 정말 진지하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진짜 왜 살이 안찌지?’
5월 달이 되어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지현의 몸매였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느 정도 알아차리긴 했지만 요즘 들어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몸매가 정말 예술이다. 가늘고 긴 팔과 다리며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는 정말 전지현과 같은 몸매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딱 한 가지 흠이 있었다.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그만큼 지현의 작은 가슴이 드러난 것이다. 한 장의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가슴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브래지어 정도 크기였다. 아니 브래지어 그 자체가 가슴의 윤곽 같았다.
‘쩝…. 뭐 그래도 전지현도 가슴은 작으니까….’
찬승이 머릿속으로 지현의 몸매를 상상하고 있을 때 열심히 밥을 먹던 상상의 대상자가 찬승을 불렀다. 물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몸매를 상상하던 찬승은 퍼뜩 놀라고.
“에? 선배 왜 놀라요?”
“아, 아냐….”
“흐음…. 아무튼 오늘 놀기로 한 것 기억하죠?”
중간고사가 끝나고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와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동기 두 명과 놀기로 한 것…. 찬승이 기억 못 할리 없었다.
“응. 당연히 기억하지.”
“음. 그럼 선배 수업 몇 시에 끝나요?”
“나는 5시에 끝나.”
“히히. 저도 5시에 끝나니까 같이 가면 되겠네요.”
지현은 말을 마치고는 다시 크게 밥을 떠서 입 안에 넣는다. 그리고 찬승은 다시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식사량과 몸매의 상관관계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다.
*
잠시 후 수업이 끝나고 찬승은 세 명의 후배와 함께 학교 앞 술집에 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현은 찬승의 옆에 앉았고 두 명의 후배는 둘의 앞에 앉았다. 지현은 앉자마자 메뉴판을 펴며 외쳤다.
“와-! 술집 오랜만에 와본다.”
신난다는 듯 떠드는 지현에게 찬승이 물었다.
“술 자주 안 마셔?”
그러나 찬승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지현이 아니라 다른 후배였다.
“사람들이 얘랑 웬만하면 술 안 마셔요. 술이 너무 약해서 금방 취하거든요. 그럼 뒤처리하기 엄청 힘들어요. 옛날에는 한 번요….”
후배의 말에 지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스럽게 주먹으로 위협을 한다.
“죽을래! 아무 말도 하지마!”
지현의 행동에 후배 두 명은 웃음을 터트렸지만 찬승은 살짝 움찔했다.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가 태권도 4단이라는 사실이 상기되었기 때문이다.
메뉴를 고르고 주문을 하자 아르바이트생이 주민등록증 검사를 했다. 찬승은 주위에 있는 후배들 덕분에 자신도 검사를 하게 되자 왠지 뿌듯함 속에 학생증을 제시했다. 학생증을 제시한 후 돌려받으려 할 때 지현이 재빨리 그것을 낚아챈다.
“앗! 야!”
지현은 찬승의 되찾으려는 동작을 가볍게 한 팔로 막으며 학생증을 보곤 웃음을 터트렸다.
“푸핫. 선배 1학년 때는 완전 꽃미남인데요?”
지현은 웃으며 학생증을 동기들에게 돌렸다. 동기들도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찬승의 모습을 보고는 놀라워했다. 그때 지현이 찬승의 주민등록번호를 보고는 말했다.
“어라. 선배 내일 모레 생일이네요?”
그제 서야 학생증을 돌려받은 찬승은 지현의 물음에 대답을 할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학생증을 숨겼다. 그런 찬승의 모습을 재미있게 본 지현은 웃으며 말했다.
“선배. 뭘 그런 걸 가지고 부끄러워해요. 남자들은 군대 갔다 오면 다 늙는다는 데요 뭘. 히히.”
“으….”
지현의 장난에 찬승은 살짝 얼굴을 구길 뿐이었다.
잠시 후 술과 안주가 나오고 술자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찬승은 지현뿐 아니라 후배 두 명과도 꽤 재미있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두 후배는 1주일 동안 찬승과 같이 공부를 하고 저녁도 먹으면서 그에 대한 경계심과 반감이 어느 정도 사라진 상태였다.
어느 정도 술을 마시자 한 후배가 찬승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선배 처음 본 게 연합엠티 때잖아요. 사실 그때 우리 선배 무지 욕했었어요.”
후배의 말에 찬승은 연합엠티 때를 떠올렸다. 지현이 취해서 동기들에게 끌려가던 그 때….
‘맞아. 그 때 나를 벌레 보듯이 노려보던 여자 후배들이 있었지. 아 그러고 보니….’
찬승은 그 때 후배들의 얼굴이 기억났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후배들을 보니 그 때 후배들 중 두 명이었다.
찬승이 아무 말이 없자 후배의 말이 이어진다.
“사실 지현이가 선배 챙겨주고 그러는 거 애들이 되게 싫어했거든요. 지현이가 남자애들 뿐 아니라 여자애들한테도 인기가 많아서요. 걱정을 많이 했죠. 근데 지현이가 취하니까 다들 선배가 여자 후배 한 명 어떻게 하려고 술 먹인 줄 안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죄송해요. 요즘 보니까 선배 그런 사람 아닌 것 알겠더라고요.”
후배의 말에 찬승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뭐 따질 것도 없고 화낼 것도 없으니…. 지현은 자신의 동기와 찬승을 번갈아 보며 혼자 소주를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다.
찬승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후배도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선배 남자 애들한텐 엄청 미움 받고 있는 것 아세요?”
“내가?”
찬승은 자신이 전혀 미움 받을 이유가 없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자 놀라움으로 눈이 커졌다. 그러나 후배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지현이가 선배랑 자주 다닌다고 선배 되게 싫어해…. 어. 야! 그만 마셔.”
여자후배는 이야기를 하다 말고 지현이 막 입에 털어 넣으려는 소주잔을 뺏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지현은 벌써 꽤나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
“으헤헤헤…. 내가 그때 선배랑 술을 마신 건 마니또 때문이라구!”
술에 취한 지현은 커다랗고 특이한 웃음소리를 내며 찬승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여자 후배 두 명은 큰일 났다는 표정으로 지현을 바라보고 있었고, 찬승은 그런 지현이 귀엽고 예뻐서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다. 그러나 술에 취한 지현은 그런 찬승의 표정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인상을 확 구겼다.
“뭐예요! 제가 우스워요?”
“아, 아냐….”
찬승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지현이 무서워서 재빨리 양손을 저었다. 그러자 지현이 만족스럽다는 듯 찬승의 등을 팡팡 두들겼다.
“으헤헤헤…. 그렇죠? 근데 전 사실 처음에 선배가 마니또 걸렸을 때 무지 싫었어요. 같이 가고 밥 먹고 그런 것도 괜히 약속했다 싶어 집에 가서 무지 후회했었는데, 선배랑 지내다보니 그리 나쁘지 않은 사람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하하하…. 그렇구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지현도 처음엔 자신을 별로 안 내켜했던 것이다.
지현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으헤헤헤…. 그래도 지금은 마니또가 선배 걸린 것 좋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 한 명 알게 되었구나 하고….”
지현은 말을 마치고 그대로 테이블에 고꾸라졌다.
“야!”
지현의 동기 두 명이 놀라 벌떡 일어나 지현을 일으켰다. 찬승도 소주병이 넘어지고 물이 쏟아지는 등 엉망이 된 테이블을 바로 하느라 애를 써야 했다.
잠시 후, 후배 두 명이 이리저리 비틀거리는 지현을 양 옆으로 부축하고 술집 밖으로 나왔다. 찬승은 여자 두 명이 부축하고 집에 가긴 무리일 것 같아 자신이 데려다 주기로 마음먹었다.
“저기 지현이 내가 데려다 줄게.”
그러자 후배 한 명이 찬승을 조용히 쳐다보더니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선배 죄송한데요, 아직은 선배 못 믿을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찬승은 후배의 말이 무슨 말인 지 알 것 같았다. 인사불성이 된 지현을 찬승이 건드릴지 안 건드릴지 어떻게 아냐 이것이다. 솔직히 자신을 의심하는 것이 화도 나긴 했지만 화를 내봐야 더욱 이상한 눈초리로 볼 것 같아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그, 그래…. 그럼 너희가 잘 데려다주렴.”
“예. 선배도 안녕히 가세요.”
여자 후배 두 명은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고 택시가 출발하려는 찰라 창문이 내려가며 지현의 얼굴이 나타났다.
“으헤헤헤…. 선배 잘 가요.”
지현은 특이한 웃음소리를 내며 찬승에게 크게 손을 흔든다. 택시가 출발하며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긴 생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웃음소리 한 번 특이하네…. 후우. 뭐 그나저나 쟤네들이 잘 데려다 주겠지.’
찬승은 달리는 택시에서도 창밖으로 손을 흔드는 지현의 모습이 점차 시야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아까 그녀 [라이브카지노 asas7.com]의 말을 떠올렸다.
[좋은 사람 한 명 알게 되었구나 하고….]
‘하하…. 좋은 사람이라. 내가 왜 좋은 사람이지?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는데.’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받을 정도로 잘해준 것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따라다닌 것 밖에 없지 않은가….
‘뭐 그렇다는데 싫은 이유가 없지….’
마땅한 해답을 찾주 못한 찬승율 그냥 넘얏륫걔로 했큎. 하囚맏 久승은 지현에게 잗서만큼은 다른 선배들과 겟르게 다젩온 사람이었다.
1학년 때부터 예쁜 외모로 인긍가 많았던 지현은 폂퉔들, 특히 복학한 선배들의 끊읔앤는 구았에 시달롤야 했다. 평소 듣도 보도 못한 선배? @灣탔?전화번호를 알아서 방을 먹자고, 술을 8薦微? 영화샷 보자고…. 마음씨 착한 주현도 처음쐴는 선배들의 약속에 순숟히 응窟다. 하지만 그들은 捺현익 약속장소에 낏뼈면 자신들이$몸캭에 들어서 나온 줄 알고 무작정 사궜자고 고백을 했다/ 지현은 그런 것이 녠무나도 싫었다. ?군가를 만난 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인뿸게 무작정 연락을 하고, 데이트!신청을 핌댄, 뀐백을 하는 일 등이 정말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찬승은 달랐다. 糠음엔 마니또엮서 어쩔 수 없이 다가가긴 했지만 읨신에게 함부로 대G舊?않고 친한 선箝배 사이로써 대해준 것이었다. 지현에게 이런 남자 선배는 많지 않애던 것이다.
어쨌든 이런 이유를 알맘가 없는 찔승으로선 그저 A置痔?칭찬?좋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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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 키 160-1>5 사이, 믄희 = 키 167
천사 = 예대, 미희 = 경제학과
천사 = 약간 둥귤스툏 귀여운 아기젾걋?얼낵. 베읜비페이슥라것 해야G毬? 코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님. 따지고 보면 그의 대학;煇걀?지頃랑 약간 닮았@뻑車?;`직희보다걔 타가 작겠지만;;
뮬덎 = 천사보다는 코가 높고 갸름핵(얼굴.
? 이 작품이 후속卨품도 이어지는 휩품도 아닙니다. 저는 전楔의 등장인물이 나와서 전작에섹 못나?던 이야밟썽이 약간 풀리는 것은 좋아하짓만, 젊자의 등장@菅갠湧?새㎺운 작품의 등장菅갠欲?직접적인 괆계가 렷큲 것은 좇아핏주 않습니다. 그럼 전 작G걋?정체성이 없어질;; 음;; 헛소리군요.
어쨌뺟 저번 글 툟지막에 춘풍님의 '애모?효과 乂 번 본 것 객씸 기붇 좋습니다. ^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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